달랏 퐁구르 폭포
베트남 다섯 번째 날입니다. 숙소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퐁구르 폭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는 50km 정도,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나와 있었는데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니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산사태로 막힌 길도 있었고 비포장도로도 간간히 있었고 길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여행 가기 전 이런 멋진 사진을 보고 여긴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 어제까지도 고민을 계속하다가 결국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출발하게 됐습니다ㅋㅋ. 가고 싶은 데는 가봐야죠!
제가 렌트한 오토바이입니다. 야마하의 누보라는 기종입니다. 인터넷에서 본 아름다운 폭포 사진에 이끌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챙겨 출발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자 순식간에 황무지가 나타났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산길과 들판, 그리고 주인 없이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있는 소까지. 약간만 근교로 나왔을 뿐인데 진짜 시골이 나타났습니다ㅋㅋ.
차도 거의 다니지 않고 한적합니다. 오토바이 초보인 저에게는 아주 최고의 도로 조건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포장도 잘 되어있었으니까요.
중간 중간 멈춰 서서 경치를 감상했습니다. 멋진 풍경이 계속 나와서 달리는 게 재밌습니다. 날씨도 시원하고 좋고요.
밤새 내린 비 탓인지 산사태가 난 도로도 있었습니다. 이곳은 괜찮았지만 중간에 복구공사 중인 곳도 있었고, 도로가 진흙으로 범벅된 곳도 있었습니다. 우기에는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긴 진짜 황무지였습니다. 언젠가 이 시골에도 높은 빌딩이 들어설 날이 올까요?
슬슬 비포장도로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말 작은 마을도 몇개 지났는데 진짜 깡촌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에 나올만한 소수민족 같은 느낌? 판잣집에 우물에.. 달랏 시내가 정말 대도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동네 사진을 좀 찍었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운전 중 특별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한글이 써있는 버스를 지나치며 발견한 '행운'의 메시지ㅋㅋ.
퐁구르 폭포 도착 20분 전쯤, 제 쪽으로 한 서양인이 걸어왔습니다.
나: 여기로 계속 가면 퐁구르 폭포가 나오나요?
서양인: 네. 이 길로 가면 돼요. 근데 그럼 당신쪽으로 가면 달랏 다운타운이 나오나요?
나: 네..? 네.. 맞아요. 저 달랏에서 오는 중인데 오토바이를 타고 1시간 반을 달려서 왔는데요. 걸어서 가려고요?
서양인: 네 감사합니다. (뚜벅뚜벅)
진짜 이 사람이 달랏까지 걸어서 잘 갔을지가 아직도 궁금합니다. 50km를 걸어서 가는 게 가능한 건지..?
퐁고르 폭포 도착
드디어 퐁구르 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엄청난 굉음이 들립니다. 소리가 진짜 대단합니다.
좀 걸어내려가야 했는데 나무 사이로 퐁구르 폭포의 모습이 살짝 드러나는 순간 진짜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상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잔잔하고 아름다운, 신선이 있을 것 같은 폭포는 어디 가고, 엄청난 굉음을 자랑하는 장엄한 폭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분명 같은 곳인데 맨 위 사진하고 너무 다르죠?ㅋㅋ 진짜 보자마자 와 ㅅㅂ..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안경이 물방울로 덮여서 앞이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적어도 폭포 옆에만 100명은 넘게 있었습니다. 노점상도 있고, 술 먹는 사람도 있고 그냥 한국의 계곡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99.9% 베트남인이었고요. 0.1%가 접니다.ㅋㅋ
아직도 이 충격이 잊히질 않습니다.
물놀이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소리를 켜고 한번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곳에 퐁구르 폭포 말고는 없어서 그렇게 오래 있을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폭포 자체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2시간을 달려 여기까지 온 시간과 노력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오토바이도 빌렸겠다, 여기까지 내려온 김에 다른 곳도 들렀다가 숙소로 복귀하기로 했습니다.

'Thac Voi'라고 표시된 곳에 폭포가 또 있습니다. '코끼리 폭포'라고 불리는 곳인데 바로 옆에 '링언사'라는 절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메린 커피농장'(me linh coffee)이 있습니다. 메린 커피농장은 관광지로 꽤 유명한 곳입니다. 투어 상품도 있었고, 비교적 한국인 여행 리뷰도 많이 있는 편입니다. 이 두 곳을 거쳐서 달랏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달랏 시내 -> 퐁구르 폭포 -> 코끼리 폭포 -> 메린 커피농장 -> 달랏 이 동선으로 여행했습니다. 혹시 체력과 시간이 된다면 다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은 코끼리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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