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트뢰 시옹성에서 브베
동화 속 성처럼 보였던 시옹성을 나와 유람선을 탔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브베(Vevey)입니다.
출발 후 뒤를 돌아보니 몽트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호수를 따라 펼쳐진 건물들이 마치 레고 세트처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 듭니다. 다른 유럽 도시나 인터라켄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부자 동네 느낌이 물씬.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 순간을 천천히 즐겨봅니다.
이 배에도 프랑스 국기가 걸려있습니다. 브베에서 호수 건너편이 바로 프랑스의 영토입니다.
유람선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진짜 유람선 타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한참 멍 때리며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진짜 잘 가더라고요.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이날 날씨가 미쳐서 진짜 동네 쓰레기장에 가도 기분 좋을 날씨였습니다ㅋㅋㅋㅋ.
레만호 양쪽으로 산이 쫙 펼쳐져 있어 경치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새파란 하늘, 새파란 호수, 그리고 짙푸른 산까지 완벽한 색 조합입니다.
브베, Vevey
1시간 정도 배를 탔을까요, 브베에 도착했습니다. 브베는 레만 호수 북쪽에 있는 소도시로, 로잔과 몽트뢰 사이에 있는 곳입니다. 몽트뢰의 숙박비가 비싸다 보니, 여기에 숙소를 잡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네요.
브베에는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네슬레 본사가 있습니다. 음식 박물관인 앨리멘타리움(Alimentarium)이 있다는데 별로 끌리진 않아서 패스합니다.
와플 하나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전거를 탄 애들이 옆에 오더니 "칭칭!" 하고 그대로 도망가버렸습니다ㅋㅋㅋ.
칭챙총과 같은 맥락의 인종차별 표현이겠죠. 인생 처음으로 인종차별을 당해봤습니다. 그것도 애들한테요ㅋㅋ.
쫓아가서 한대 패주고 싶었지만 그냥 제 갈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스위스 여행 중 인종차별을 두 번 당했는데, 이 두 번이 모두 브베에서 발생했습니다ㅋㅋㅋ. 그래서 브베는 별로였네요.
포크
브베의 랜드마크라고 한다면, 커다란 포크가 있습니다. 레만호에 꽂혀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재밌고 기발한 포즈로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재밌는 사진들이 많습니다.ㅋㅋㅋ
저도 하나 찍고 싶었지만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삼각대를 놓고 시도해 봤지만, 혼자 구도를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습니다.ㅋㅋㅋㅋ
혼자 여행하면 이런 게 참 아쉽습니다.
찰리 채플린 동상
걷다 보니 찰리 채플린 동상이 나옵니다. 노년을 브베에서 보냈다고 하네요. 몽트뢰에는 프레디 머큐리가 살았고, 브베에는 찰리 채플린이 살았습니다. 이 동네가 노후 생활하기엔 참 좋은가 봅니다.
두 번째 인종차별
딱히 볼 것도 없고 할 것도 없고, 그냥 브베를 빨리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까 칭칭거렸던 애들이 자꾸 생각나서 기분이 더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기차를 타고 로잔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또 한 번 인종차별을 경험했습니다ㅋㅋㅋㅋ.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차 한 대가 제 앞에 끽 서더니 창문을 내리고 절 빤히 노려보네요? 그러고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붕 떠나버립니다.
그냥 가만히 서있었을 뿐인데 하하..
그래서 스위스 여행 worst 도시를 뽑는다면 전 브베를 뽑겠습니다ㅋㅋㅋ.
아무튼 이렇게 브베를 뒤로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로잔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습니다.
'스위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그린델발트, 호텔벨뷰핀트, 아이거 북벽 | 스위스 10 (7) | 2025.02.25 |
---|---|
스위스 로잔 여행, 홀리카우 햄버거 | 스위스 9 (3) | 2025.02.24 |
몽트뢰 시내 구경, 유람선, 시옹성, 프레디 머큐리, Montreux | 스위스 7 (9) | 2025.02.22 |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몽트뢰, 슈피츠, 쯔바이짐멘 | 스위스 6 (11) | 2025.02.17 |
인터라켄 하더쿨름 전망대, Top of Interlaken, Harder Kulm | 스위스 5 (10) | 2025.02.16 |